“부모님은 학교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6일 오전 충북 청주의 소규모학교인 강내초등학교의 제91회 졸업식은 졸업생 6명과 5학년 10명, 교직원 5명만이 참석했다. 졸업식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열을 재고 손 소독을 한 뒤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교장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마스크를 쓴 채로 상장 수여를 하고 악수도 손끝만 살짝 잡기도 했다. 애국가 제창이나 졸업식 노래, 축하 인사 등은 영상으로 대체됐다. 식순도 최소화해 행사는 30분 만에 종료됐다. 졸업생 부모님과 가족들은 학교 밖에서 온라인을 통해 중계되는 졸업식 모습을 지켜봤다. 꽃다발을 들고 가족들과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은 사라졌다.
박준희(52) 교감은 “올해 졸업식은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살려 안전하고 간소하게 진행했다”며 “코로나19로 달라진 풍경은 아쉽지만 서로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마음은 더 간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학교가 졸업식을 간소화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교 대부분은 온라인 졸업식이나 드라이브 스루 등 비대면으로 행사를 진행하거나 각 교실에서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일선 학교의 오랜 전통이었던 12월 방학, 2월 졸업식도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1월 겨울방학, 졸업식이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월에 졸업식을 하는 학교들은 대부분 졸업식과 비슷한 시기에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2월 중에 개학하지 않고 새 학기 시작과 함께 개학한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 260곳(분교장 제외) 중 194곳(74.6%)이 이달 중 졸업식을 치른다. 1월보다 이른 지난해 12월에 졸업식을 한 학교는 5곳이며, 2월 중 졸업식을 하는 초등학교는 59곳이다.
학교별 졸업식 시기가 기존 2월에서 1월로 빨라진 것은 2월 중 봄방학이 사라지면서 등교일수를 최소화해서다.
도내 중학교 127곳 중 104곳(81.8%)도 이달 중 졸업식을 할 예정이다. 고등학교 역시 84곳 중 34곳(40.4%)이 1월에 졸업식을 한다.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하지 못하는 학교도 제천 입석초와 영동 심천초 2곳이 있다.
이런 학사일정의 변화는 일선 학교가 2월 중 새 학기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자는 취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교육청도 교사들이 2월에 업무 분담, 교육계획 등 새 학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그동안 2월 말을 전후해 시행하던 인사를 1월 말이나 2월 초로 당겨 시행하고 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