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빚어낸 ‘오보’ 논란…세계은행,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4.0%로 조정

입력 2021-01-06 11:15

세계은행이 5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로 확정 발표했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12월 예측했던 전망치(3.8%)보다 0.2% 포인트를 올려 잡았다.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코로나19 3차 재확산 등을 반영한 결과다.

이 때문에 한때 ‘오보’ 논란도 벌어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일 출입기자에게 배포한 사전 보도자료에서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은행이 한국 시간으로 6일 새벽 2시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는 점을 감안해, 엠바고를 전제로 사전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하지만 세계은행은 이사회 논의, 내부 재검토, 최근 세계경제상황 등을 반영해 당초안 대비 세계경제 및 지역별 성장률을 조정 발표했다. 기재부도 뒤늦게 6일 오전에서야 세계은행 세계경제전망 수정치 보도자료를 재배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계은행이 당초안 대비 전망치를 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코로나19 3차 재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막판 조정에 나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련 과에서는 세계은행이 전망치를 조정할 것을 고려해 사전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편 세계은행은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4.3%로 추정했다. 선진국의 침체가 덜했다는 점, 중국이 강력한 회복세를 보인 점 때문에 지난해 6월 전망치 –5.2%보다 상향했지만, 세계은행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수치라고 밝혔다. 2차 대전이 끝난 1945년 성장률은 -9.8%,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은 -1.8%였다.

세계은행은 또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이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규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백신 배포가 지연될 경우 성장률은 1.6%에 불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전염병을 성공적으로 통제하고 백신 접종이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 성장률이 거의 5%로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