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출판사가 발행한 한국여행 안내서에 한국인을 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여행안내서 전문 출판사인 영국의 ‘러프 가이드’가 최근 펴낸 가이드북 ‘더 러프 가이드 투 코리아’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한국인 비하, 역사와 문화 왜곡 등 36곳에서 오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가이드북은 대구를 소개하면서 “서울에서 시간을 좀 보내본 사람이라면 대구에 사는 여성들이 서울의 여성과 비교했을 때 최소 몇 년 뒤떨어진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대구의 오래된 보수주의의 단면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대목 중 하나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반크는 “인종차별, 한국인 비하, 여성 비하, 지역 차별 모두를 아우르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이드북은 태권도가 중국 당나라에서 유래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한국의 무술은 중국 혹은 일본에서 기원한 것들로부터 변형된 것이다. 잘 알려진 태권도는 중국 당나라에서 유래했고 삼국시대 때 한국만의 변형을 거쳐 한국의 유명한 수출품 중 하나가 됐고 올림픽 종목이 됐다”고 했다.
동해 지명 표기에 대해선 “한국 외교관들이 물의를 일으켜 동해 표기 문제를 유엔에 상정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 수업을 통해 한국 학생들에게 피해의식이 심겨 있다”며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민족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방한다면 전국이 분노로 끓어오를 수 있다”고 했다.
또 한국 지도에서 울릉도의 관할을 ‘강원도’로 표기했고, 한국 역사 연표 중 1248년의 한국을 “몽골의 속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국은 주로 외세가 조종하는 배가 됐다”, “한국은 여전히 지구상에서 가장 동질적인 사회 중 하나며 ‘은둔 왕국’의 흔적이 남아 있다” 등 한국을 깎아내렸다.
K팝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달콤한 남자-어린애 장난 같은 여자 밴드를 지칭하는데, 세기가 바뀌어 뮤직비디오가 수반되면서 더 선정적으로 변했다”고 악의적으로 폄하했다.
이 가이드북은 현재 온라인 아마존 서점과 출판사 홈페이지, 주요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반크는 “출판사에 한국 오류와 왜곡, 폄하를 바로잡아 달라는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며 “세계 최대 규모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아르지’를 통해 청원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