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딸 공개한 나경원 “교육 ‘꿈 깨’라던 교장 모욕적”

입력 2021-01-06 07:20 수정 2021-01-06 09:01
나경원 출연 ‘아내의 맛’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제공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남편 김재호 판사, 다운증후군 딸 유나씨와 함께하는 일상을 방송에서 전격 공개했다.

나 전 의원은 5일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TV조선)에 출연해 아침 세수를 하고, 방탄소년단(BTS) 노래에 맞춰 드럼을 치는 딸 연주에 탬버린을 흔들고, 입대를 앞둔 아들을 위해 군대 필수품을 구매하며 이른바 ‘곰신’ 카페에 가입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나 전 의원과 남편 김 판사는 서울대 법학과 동기에서 연인으로 발전했다. 슬하에 아들 1명과 딸 1명을 두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인기 많은 프로에 나오게 돼 영광”이라며 “새해에는 2020년 어려움을 다 잊고 마스크를 벗어 던져 버렸으면 한다”고 인사했다. ‘아내의 맛’ 출연에 대해서는 “남편을 설득하느라 고생했다. 남편은 한 번도 방송에 제대로 나온 적이 없다. 남편이 싫다고 하는 걸 딸 유나가 해보자고 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경원 출연 ‘아내의 맛’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제공

이후 공개된 영상에서 남편인 김 판사는 커피를 내리며 하루를 시작했다. 딸 유나가 BTS의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드럼을 치자 나 전 의원과 김 판사는 딸의 연주에 따라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의 가족은 함께 식사하며 담소를 나눴다.

나 전 의원은 남편에게 “유나가 시집가고 싶어 한다. 유나가 부산에 있는 애를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유나씨는 “엄마 아빠는 늙어가고 (나는) 직장 찾고 시집가야 한다”며 “언제까지 도움받을 수 없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이 “시집가도 엄마랑 같이 살 거지”라고 하자 유나씨는 “신랑 데리고 살아도 되고”라고 얘기했다.

나 전 의원은 “처음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았을 때는 막막했다. 잘 클 수 있을까 했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몰라서 힘들었다”며 “딸이 최근 취업 사관 학교를 1년 다녔다. 워드 자격증 등 자격증을 딸 때도 신청부터 혼자 다 했다. 졸업할 때 자격증을 3개 땄다”고 전했다.

나경원 출연 ‘아내의 맛’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제공

딸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사립학교를 찾았던 일화도 공개했다. 나 전 의원은 “교장이 내게 ‘꿈 깨라’며 ‘장애 아이를 가르친다고 보통 애들처럼 되는 줄 아느냐’고 묻더라. 인생에서 가장 모욕적인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나경원·김재호씨 부부와 딸 유나씨는 저녁 식사와 함께 맥주 한 잔을 곁들였다. 나경원은 “토요일마다 저희 식구들끼리 술 한 잔을 한다. 전에 딸이 친구랑 같이 호프집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 인사불성이 됐다. 그 이후론 집에서 먹자고 해서 매주 토요일 같이 마신다”며 “저희 식구가 다 술을 좋아한다. 저도 주종을 가리지 않는다”고 웃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