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400억 달러를 돌파하며 7개월째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한 달 만에 70억 달러 가까이 늘었다.
한국은행은 6일 ‘2020년 12월 말 외환보유액’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말 외환보유액은 4431억 달러로 전월 말보다 67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잔액 기준 지난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는 미 달러화 약세로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한 점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 지난해 12월 중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는 2.3% 하락했다.
또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어나고, 금융기관의 지급준비 예치금이 증가한 점도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은행에 두는 예치금은 202억8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90억5000만 달러 급감했다. 다만 국채와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 전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가증권은 4098억4000만 달러로 한 달 동안 152억 달러 급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1억5000만 달러 증가했고, IMF포지션은 4억2000만 달러 늘었다.
금은 47억9000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변동이 없었다.
주요국과의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364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인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1785억 달러로 505억 달러 불어났다. 이어 일본(1조3846억 달러), 스위스(1조365달러), 러시아(5827억 달러), 인도(5748억 달러), 대만(5134억 달러), 홍콩(4857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69억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