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좀 징징대”… 대선 불복 트럼프에 바이든 격노

입력 2021-01-05 17:41 수정 2021-01-05 18:1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하루 앞두고 현지 돌턴 지방공항에서 자신이 속한 공화당 후보들의 지원 유세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보름 남기고 출격한 조지아주 상원 선거 유세에서 또다시 ‘대선 불복’을 선언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그만 징징거리고 일하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달튼에서 열린 야외 유세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원을 장악할 계획이라면 나는 지금 당장 백악관을 장악하겠다”며 “우리는 맹렬하게 싸울 것(fight like hell)”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시간의 상당 부분을 대선 조작 음모론을 설파하는 데 사용했다. 그는 “선거는 조작됐으며 나는 여전히 싸우고 있다”면서 “나는 선거를 두 차례 치렀는데 모두 이긴 게 놀랍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대한 좌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투쟁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오는 6일로 예정된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인증이 진행될 경우 그의 오랜 대선 불복에도 마침표가 찍히기 때문이다. 인증이 완료되면 바이든 당선인은 20일부터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를 정식으로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막기 위해 당선인 인증을 막아달라고 공화당 의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을 위한 지지 유세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지원하기 위해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대선 불복 주장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유세에서 “백신 접종은 이 나라가 직면한 최대 난제 중 하나지만 이 정부는 지독하게 나쁜 출발을 보여줬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한 조치를 강구하기보다는 징징거리고 불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코로나19 대처와 같은) 업무는 하지 않으면서 왜 아직도 그 보직(대통령직)을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어 “정치인은 권력을 주장하고 빼앗고 장악할 수 없다. 그것은 오직 국민에 의해 인정되고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과 관련된 수많은 소송에서 패배하고도 경합주 당국에 선거 결과를 뒤집도록 압박한 사안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유세에 나선 조지아주에서는 향후 2년간 미국 연방 상원의 판세를 결정할 선거가 진행된다. 현재 상원 100석 중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차지하고 있다.

만약 민주당이 6일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2석을 모두 차지하면 민주당과 공화당은 나란히 50석을 확보한다. 이 경우 의회법에 따라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주요 현안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한다. 사실상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원, 하원 을 모두 차지하는 ‘블루 웨이브’가 완성되는 셈이다. 반면 공화당이 1석이라도 차지할 경우 하원은 공화당이 주도권을 잡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