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동문 가족 특별한 기부…남다른 사연에 눈길

입력 2021-01-05 16:52 수정 2021-01-05 18:22

“아들·며느리가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고 대학을 졸업해 소방관·간호사로 취업한 것도 고마운데 지난달 자녀 혼사 때 코로나 19 탓에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축의금을 들고 예식장을 찾아준 조선대 직원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조선대 DNA’로 똘똘 뭉친 학교법인 조선대 법인팀 직원 정부덕 씨(58·여) 일가족의 특별한 대학 발전기금 기부가 눈길을 끈다.

본인(2008년 사회과학대 행정복지학과 졸업)은 물론 남편(58세·82학번·사범대 수학교육과), 큰아들(30세·10학번·의과대 간호학과), 작은아들(23·17학번·공과대 기계공학과), 며느리(27세·13학번 의과대 간호학과)까지 가족 5명 전원이 조선대 동문인 정 씨가 훈훈한 사연의 주인공이다.

정 씨는 지난달 31일 조선대 총장실에서 대학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가족들과 상의해 십시일반 모은 1000만 원을 기부했다. 만학도로 뒤늦게 조선대에서 학사모를 쓴 정 씨는 30여 년간 조선대와 학교법인을 번갈아 가며 근무해왔다. 2~3년 후 정년을 앞두고 있다.

“10년 전 큰아들이 성적우수자에게 주는 ‘CU(Chosun University) 리더 장학생’으로 선발돼 4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공부를 잘한 며느리도 알고 보니 같은 장학혜택으로 등록금 부담 없이 대학을 졸업했더군요. 작은아들도 교직원 자녀라고 장학 혜택을 누리며 역시 조선대에 다니고 있습니다.”

정 씨는 “한 쌍의 커플로 새 출발한 큰아들과 며느리가 그동안 받은 장학금 중 일부라도 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커서 가족회의 끝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며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달 초 큰아들의 결혼을 축하해준 조선대 구성원들에게 신세를 갚자는 뜻도 있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조선대에서 ‘이성지합’ 배필을 만나 지난 1990년 결혼한 정 씨는 동갑내기인 남편과 큰아들, 큰 며느리뿐 아니라 늦둥이인 작은아들까지 현재 조선대에 재학 중이다.

정 씨는 “남편을 만난 조선대와 학교법인에서 오랜 기간 직장인으로서 쌓아온 인연에다 자녀 2명과 며느리까지 조선대를 통해 사회에 진출했거나 준비하고 있다”며 “조선대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자는 제안에 대해 가족이 흔쾌히 동의했다”며 “국내 유일의 민립대학인 조선대가 국내 최고의 명문 대학으로 발돋움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영돈 총장은 “조선대를 졸업하고 대학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정부덕 선생님과 그의 가족들의 뜻깊은 기부에 존경을 표한다”면서 “기부하신 발전기금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소중하게 쓰겠다”고 화답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