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미안해,우리가 바꿀게’...온-오프라인 추모 물결

입력 2021-01-05 15:54
5일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이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정인 양의 생전 모습의 그림이 놓여 있다.

지난해 10월 생후 492일 만에 양부모의 학대로 짧은 삶을 살고 세상을 떠난 ‘정인이 사건’을 놓고 사회적 공분이 확산하고 있다. 숨진 정인 양을 추모하는 움직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당시 생후 16개월이었던 정인 양은 양모의 상습적인 폭행으로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정인 양은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꾸준히 학대를 당했고, 입양 271일, 생후 492일 만에 하늘로 떠났다. 입양 이후 어린이집 교사 등이 세 차례나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그때마다 내사 종결 혹은 무혐의 처분을 내려 골든타임을 놓쳤다.

5일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이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정인 양을 추모하는 선물과 편지가 놓여 있다.

5일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이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의 정인 양의 묘지엔 인형과 과자 등 추모선물이 가득했다. 수북이 쌓인 추모선물 틈에 ‘정인아 미안해’, ‘우리가 바꿀게’라는 글귀가 쓰인 편지도 놓여 있었다.

5일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이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정인이 또래 자녀와 함께 온 추모객들이 선물을 놓고 있다.

이른 아침 정인이 묘지엔 추모객들로 북적였고, 또래 자녀와 함께 온 추모객들도 많았다. 한 추모객은 “정인이와 불과 2개월 차이나는 아이가 있어 마음이 무겁다”라며,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5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과 서울남부지법 앞에 정인 양을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정인아미안해’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정인 양을 추모하며, 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부모의 재판부 앞으로 살인죄 적용과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입양모 A씨와 남편 B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를 심리하는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에 접수된 탄원서는 이날 오후 2시께 기준으로 566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강력 처벌 진정서', '엄벌 진정서', '엄벌 탄원서' 등이 포함됐다.

한편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입양모 A씨와 남편 B씨의 첫 재판인 1차 공판기일은 오는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권현구 기자 stow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