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코로나에도 중국 제치고 세계 1위…올해도 청신호

입력 2021-01-05 15:49 수정 2021-01-05 15:51
삼성중공업이 올해 첫 수주에 성공한 LNG운반선


국내 조선업계가 3년 연속 세계 수주량 1위를 거머쥘 전망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수주 절벽에 시달렸지만 ‘연말 막판 몰아치기’ 덕분에 중국을 제쳤다. 올해 전망도 청신호여서 국내 조선업 ‘빅3’는 수주 목표 상향 조정에 나섰다.

5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총 179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했다. 이중 중국과 한국이 각각 798만CGT, 673만CGT를 수주해 1, 2위에 올랐다. 다만 이 수치에는 지난달 말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7척(145만CGT)이 빠져있어 이 물량을 고려하면 한국이 선두에 올라선다.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 수주량 1위를 거머쥔 건 2018년 이후 3년째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는 감염병 여파로 수주 목표 달성률이 10~30%에 그쳤지만 하반기에 LNG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컨테이너선을 대량 수주하며 실적을 최대 90%대로 끌어올렸다.

올해 업계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내놓은 ‘2021년 국내외 경제 및 산업 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수주량과 수주액을 각각 지난해보다 134%, 110% 증가한 980만CGT, 215억 달러로 예상했다. 이 보고서는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된 잠재 수요와 내년 이뤄질 유럽연합(EU)의 선박 규제에 대비하기 위한 수요 등이 발주량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빅3도 올해 수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목표 수주액을 지난해(110억 달러) 보다 35.4% 높은 149억 달러(16조원)로 잡았다고 전날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목표치 상향을 검토 중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아시아 소재 선사와 1만5000TEU급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9000억원 규모)의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해 새해 첫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글로벌 해운사인 팬오션으로부터 1993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고 같은 날 공시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