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업계가 국내 완성차업체가 생산하는 자동차에 국산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는 고급승용차에 외국산 타이어가 채택되는 문제점을 해소해 달라고 호소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타이어산업협회는 지난달 말 산업통상자원부에 “국산 중대형 고급승용차 출고 시 국산 타이어 장착 기회를 제공해 소비자 후생이 증대되도록 지원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국내 타이어 판매량은 2019년 기준 2910만개다. 이 가운데 외국산 타이어의 국내 판매 비중은 2016년 8.2%에서 2019년 18.1%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국산 타이어가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신차용 판매(OE) 비중은 2017년 32.8%에서 작년 1∼10월 기준 23.6%로 매년 감소세다.
협회는 최근 국산 고급승용차가 외국산 타이어를 전량 채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과거 일부 고급브랜드 대형에만 장착되던 외국산 타이어는 2019년부터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등 중형 이상급 차량 대부분에 장착됐다. 이어 지난해 말 출시된 제네시스 GV70에도 18인치 브리지스톤, 19인치 미쉐린 등 전량 외국산 타이어가 장착됐다.
이에 대해 협회는 “외국산 타이어는 국내산 동급 타이어보다 최소 30% 이상 비싸고 애프터서비스(AS)도 불편해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며 “고급 중대형 승용차에 외국산 타이어와 국산 타이어를 모두 채택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협회는 또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타이어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자국산 타이어 보호 정책을 시행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에 한국 정부도 국내 연관 산업이 협력해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예를 들어 미국은 한국 등 4개국에서 수입되는 타이어에 반덤핑관세·상계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인도는 종전의 수입 신고제에서 수입 허가제로 변경해 수입을 사실상 규제하고 있다.
산업부도 협회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최근 현대·기아차 등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