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희망 엿보는 뮤지컬들

입력 2021-01-05 14:02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중 한 장면. PL엔터테인먼트 제공

무대를 올려도 걱정, 안 올려도 문제인 여러 악조건 속 공연계가 슬며시 기지개 켤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비교적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던 뮤지컬이 2칸 띄어앉기 등 방역 수칙 상향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셧다운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대형 뮤지컬들이 줄줄이 문을 닫은 뒤 공연 재개를 늦추고 있는 가운데 그래도 희망을 엿보는 공연들이 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5일 막을 올린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관객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작품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앙코르 공연 당시 2주간 공연 중단을 경험했다. 이 기간 동안 배우 및 제작진은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는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PL엔터테인먼트는 “지친 관객에게 자유, 희망, 그리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무대의 막을 열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며 “공연 지속 여부를 장담할 수 없고, 손해를 입을 수 있더라도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정대로 개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중 한 장면. EMK 제공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5일 4차 티켓 오픈을 진행한다. 공연을 재개하는 18일부터 2월 27일까지 공연이다. 이 작품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 2.5단계 격상에 따라 지난달 5일부터 공연을 중단했다. 이 기간 최종 드레스 리허설 상영회를 공개하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사랑과 배신, 복수 그리고 용서라는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유럽 뮤지컬 흥행 포문을 연 국내 뮤지컬 작품의 선두주자로 꼽히는데, 10주년을 맞은 이번 시즌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총집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3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포스터. 정동극장 제공

정동극장은 2021 시즌 첫 번째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티켓 오픈을 7일부터 진행한다. 지난달 7일 1차 티켓 오픈을 예정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지침 발표로 연기된 일정이다. 개막은 22일이고 방역 지침에 따라 띄어 앉기 좌석제로 진행한다. 2018년 국내 초연한 이 작품은 당시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전 좌석 매진 돌풍에 이어 제3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3년 만에 돌아온 무대는 배우 정영주가 직접 프로듀서와 출연 배우로 참여했다. 이 작품은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한다. 1930년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농가를 배경으로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남편 안토니오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다섯 딸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하는 베르나르다 알바의 강압적 통치와 그 안에서 가족들의 움트는 욕망, 감정의 소용돌이와 대립이 파국을 부른다. 3월 14일까지 정동극장.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중 한 장면. 쇼노트 제공

코미디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은 온라인 유료 생중계로 찾아온다. 지난달 8일부터 공연을 잠정 중단한 후 한 달 만에 관객과 다시 만나게 됐다.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인터파크 플랫폼에서 4회 스트리밍하는데, 녹화 영상이 아닌 생중계다. 쇼노트는 “즐거움과 유쾌함이 가득한 공연인 만큼 코로나19로 지친 관객에게 웃음과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공연은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의 이야기를 담는다. 온라인 티켓은 3만5000원.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