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감염 막는 수호천사…최중호 헤아림 이사장

입력 2021-01-05 13:22 수정 2021-01-05 19:47

“층간 분리와 별도 난방을 아무리 강화해도 기존 입원 중인 어르신 환자들의 불안감을 떨칠 수 없을 겁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전담하는 초유의 상황에 맞는 인력·장비 지원과 ‘번아웃’을 이겨낼 만한 국민적 응원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 확진 노인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광주 북구 일곡동 헤아림 요양병원 최중호(50·사진) 이사장은 5일 “장기간 답답하게 갇혀 계신 확진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동안 요양병원으로서 쌓은 노하우를 발휘하기로 했다”며 코로나19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지정을 이례적으로 자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신관 6개 층 200여 병상 중 5층 50여 병상을 모두 비워두고 의사 3명과 간호사 15명, 요양보호사 60여 명 등 80여 명의 자체 인력을 배치했지만, 코로나 19 확진자 몰리면 역부족”이라며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데 코로나 19까지 감염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24시간 내 가족처럼 보살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병원 직원들이 대부분 동의해 6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전담 요양병원으로 운영체제를 전환합니다. 동떨어진 본관 2~3층의 별도 요양원은 당분간 그대로 운영하지만, 신관 2~4층 150여개 병상에 입원 중인 일반 어르신들은 다른 병원으로 점차 옮겨가고 계십니다.”

최 이사장은 “신관 전체에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입원하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당장 어르신들을 직접 돌볼 요양보호사 증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걱정했다. 그는 “개원 당시 일반 건물 용량 대비 3배 수준의 환기·공기청정 설비를 갖췄지만 동선 분리가 쉽지 않았다“며 “남들이 꺼리는 코로나 19 감염자분들이지만 한 분 한 분이 소중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헤아림 요양병원은 지난 2003년 설립된 푸른뫼의료재단 소속이다. 지난 2007년 120병상의 노인전문병원으로 개설한 첨단참사랑요양병원을 모태로 성장해온 이 재단과 헤아림 요양병원은 2019년 암센터를 개원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으로 선정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5일 현재 지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234명에 달한 광주지역 노령층의 급속한 감염을 막기 위해 헤아림 요양병원을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했다. 민간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지정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 더나은요양병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최 이사장은 “중수본과 광주시가 전담 공무원을 통해 매일 확진자 상태를 점검하고 신속한 지원체계를 가동해야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지정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방역·치료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 등과 힘을 합쳐 집단감염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