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집값이 5.36% 오르면서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셋값은 4.61% 올라 5년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전국 부동산 매매시장은 한 해 동안 그침 없는 상승세를 지속했고, 부동산 비수기인 12월에도 상승 폭이 확대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0년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종합 기준 집값 상승률은 5.36%로, 전년(-0.36%) 대비 상승 전환했다. 이는 2011년(6.14%)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값이 7.57% 올라 가장 크게 뛰었다. 단독은 2.50%, 연립은 1.16% 각각 상승했다.
지역별 연간 누적 상승률은 세종시가 37.05%로 나타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종시 출범 첫해 상승률(4.52%)도 훌쩍 뛰어넘었다.
이어 대전(13.99%), 경기(9.14%), 인천(6.81%) 등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도 2.67%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1.25%) 대비 상승 폭이 2배 가깝게 올랐다.
집값 상승은 지난해 마지막 달까지 계속됐다.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90% 상승해 2008년 6월(1.15%) 이후 12년6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월 기준으로는 2006년(1.9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0.17%→0.26%)을 비롯한 수도권(0.49%→0.66%), 지방(0.58%→1.12%), 5대 광역시(1.01%→1.79%), 8개도(0.29%→0.68%) 등이 모두 상승 폭을 크게 키웠다.
서울은 최근 몇 개월간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던 노원구(0.42%), 관악구(0.29%) 등뿐 아니라, 매수 관망세가 컸던 서초구(0.40%), 마포구(0.37%), 양천구(0.23%), 송파구(0.22%) 등 고가·재건축 단지 밀집 지역도 상승세를 보였다.
지방에서는 울산(2.54%), 부산(2.12%), 대구(1.59%)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제주(0.00%)는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했다.
전셋값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전셋값은 한 해 동안 4.61% 올라, 2015년(4.85%)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전국 전셋값은 0.97% 상승해 2011년 9월(1.33%) 이후 9년3개월 만에 최고로 올랐다.
서울(0.53%→0.63%)을 포함한 수도권(0.74%→0.89%)은 전체적으로 전셋값이 올랐고, 특히 지방(0.58%→1.03%)은 전달 대비 2배 이상 상승 폭을 키우며 전세난이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5대 광역시(0.78%→1.56%), 8개도(0.38%→0.59%) 모두 전셋값이 올랐고, 세종시 전셋값은 전달 4.30%에서 지난달 6.15%로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서울에서는 서초(1.10%)·송파(0.95%)·강남구(0.93%) 등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고, 강동구(0.93%), 마포구(0.74%), 노원·동작구(0.69%), 성동구(0.66%)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원은 저금리, 청약 대기 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세물건 부족 현상이 지속하면서 전셋값이 전국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시장 불안으로 월세도 급등세다.
월세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0.32% 올라, 지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세물건이 부족하고 학군 지역이나 교통환경 개선 기대감이 높은 지역 등을 중심으로 월세 오름세가 지속하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