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망사건에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정인이를 추모하는 해시태그 캠페인 ‘정인아 미안해(#정인아미안해)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고, 정인양의 묘지에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캠페인을 처음으로 제안한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4일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꾸준한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공 대표는 이날 오후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챌린지에 참여했든 참여하지 않았든 아동학대 문제의 심각성을 모두 인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캠페인은 정인이를 향한 미안한 마음에서 시작됐다.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이동원 PD가 “정인이를 추모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협회 회원들은 ‘정인아 미안해’라는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방송국에 보냈다. 방송 막바지에 협회가 준비한 1000여장의 사진이 나왔고, 동시에 방송일 오전 9시에 SNS를 통해 인증샷을 올렸다.
공 대표는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캠페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 양모 장모씨는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양부 안모씨는 방임 등 혐의로 각각 기소된 상태다.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검은 정인이의 진료기록과 증거사진 등을 통해 사망 원인을 살펴보고 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공소장을 변경해 살인죄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공 대표는 “일반인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법은 법의 기능이 아니다”라며 “국민적 노력이 제대로 전달돼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서 이들을 살인죄로 기소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 대표는 2013년 울산 계모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을 개설, 아동학대에 대한 살인죄 적용과 엄벌을 촉구하는 운동을 벌여왔다.
공 대표는 “학대 신고에도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일이 지난 8년간 되풀이되고 있다”며 “그때마다 자성의 목소리는 높았지만 결국은 또 똑같은 이유로 아동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과 제도뿐 아니라 현장에서 조사하는 이들의 전문성 강화도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