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카드로 장어 30만원…‘지옥 일정’ 맞은 서명진의 체력관리

입력 2021-01-04 21:49
울산 현대모비스 서명진(왼쪽)이 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 수비를 돌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빽빽한 일정을 맞아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 현대모비스 플레이메이커 서명진(21)이 이를 위해 스승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장어를 얻어먹은 사연을 털어놨다.

현대모비스는 4일 인천산삼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홈팀 인천 전자랜드를 79대 78로 가까스로 꺾었다. 상대 전자랜드는 주전들의 이탈에도 불구, 벤치 자원들을 앞세운 의욕 넘치는 수비로 경기를 거의 잡을 뻔했다. 마지막 최진수가 모두 성공시킨 자유투 2점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내줄 뻔했다.

서명진을 포함해 현대모비스 선수단은 이날 초반부터 리바운드를 상대에게 완전히 내주다시피 하며 체력 문제를 드러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뒤 “서로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전자랜드가 식스맨급들로 강하게 밀어붙였고 그 때문에 리바운드에서도 잘했다”고 상대를 칭찬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에서 팀의 지휘관 역할을 해야하는 서명진의 체력을 걱정했다. 그는 “최진수를 (서명진 대신) 앞선에서 수비를 시키면서 서명진의 체력을 아껴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기 뒤 인터뷰에 나선 서명진은 최근 체력이 떨어지면서 생긴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체력 회복을 위해) 틈만 나면 잠을 자려고 한다. 원래는 운동할 때면 낮잠도 안자는데 요새는 일부러 잠을 많이 자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명진은 “며칠 전에는 감독님이 개인 카드를 줘서 장어도 사먹었다”고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며칠 전 숙소에 있는 선수들과 드라이브도 갈 겸 밥을 사주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뭘 먹을 거냐고 물어봐서 장어를 먹을 거라고 했더니 놀라면서 카드를 주시더라”면서 “원없이 먹은 것 같다. 셋이서 30만원이 넘게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아깝게 내준 승부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내내 경기운영을 잘 하다가 마지막에 공격에 문제가 생겼다. 좀 더 잘 맞췄어야 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 데뷔득점을 하며 활약한 박찬호에 대해서는 “올 시즌 처음 경기에 들어왔지만 중요할 때 골도 넣어주고 잘했다”면서 “아직 몸이 완전치가 않다. 인사이드 수비도 그렇고 발전해가고 있다. 본인 장점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인천=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