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과 중국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가 나란히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내 대기오염 물질이 줄어든 것이 국내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전국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19㎍/㎥였다”며 “2019년에 비해 17.4%(4㎍/㎥)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이 역대 최저 수준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는데, 같은 해 한반도 초미세먼지 농도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미세먼지 ‘나쁨(36㎍/㎥ 이상)’ 일수는 27일로 전년 대비 20일 줄었고, ‘좋음(15㎍/㎥ 이하)’ 일수는 154일로 관측 이래 청명한 날이 가장 많았던 한 해였다. 2019년에는 ‘매우 나쁨(76㎍/㎥ 이상)’ 일수가 6일이었지만 작년에는 단 하루도 기록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지난해 3월은 전년 동월 대비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 폭이 18㎍/㎥(수도권 21㎍/㎥)로 나타나는 등 농도 개선이 가장 뚜렷한 달이었다.
환경부는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된 이유로 정책 효과와 중국의 미세먼지 추세, 코로나19 영향 등을 지목했다. 중국 전역(337개 지역)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14년 62㎍/㎥에서 지난해(1~11월) 31㎍/㎥로 크게 줄었다. 6년 동안 초미세먼지 농도가 절반이나 감소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고 도시 봉쇄 수준의 이동 제한 조치로 자동차 매연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다.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정지궤도 환경 위성이 관측한 영상에 중국발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 주변을 감싸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한 달 뒤에는 한중 공동연구로 중국에서 한반도로 넘어온 대기오염물질에 2급 발암물질인 납(Pb)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