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중 초미세먼지 ‘역대 최저’… 中 6년 전 절반 수준

입력 2021-01-04 17:14
서울 등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해 10월 20일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에 미세먼지가 드리워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과 중국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가 나란히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내 대기오염 물질이 줄어든 것이 국내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전국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19㎍/㎥였다”며 “2019년에 비해 17.4%(4㎍/㎥)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이 역대 최저 수준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는데, 같은 해 한반도 초미세먼지 농도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미세먼지 ‘나쁨(36㎍/㎥ 이상)’ 일수는 27일로 전년 대비 20일 줄었고, ‘좋음(15㎍/㎥ 이하)’ 일수는 154일로 관측 이래 청명한 날이 가장 많았던 한 해였다. 2019년에는 ‘매우 나쁨(76㎍/㎥ 이상)’ 일수가 6일이었지만 작년에는 단 하루도 기록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지난해 3월은 전년 동월 대비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 폭이 18㎍/㎥(수도권 21㎍/㎥)로 나타나는 등 농도 개선이 가장 뚜렷한 달이었다.

환경부는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된 이유로 정책 효과와 중국의 미세먼지 추세, 코로나19 영향 등을 지목했다. 중국 전역(337개 지역)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14년 62㎍/㎥에서 지난해(1~11월) 31㎍/㎥로 크게 줄었다. 6년 동안 초미세먼지 농도가 절반이나 감소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고 도시 봉쇄 수준의 이동 제한 조치로 자동차 매연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다.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정지궤도 환경 위성이 관측한 영상에 중국발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 주변을 감싸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한 달 뒤에는 한중 공동연구로 중국에서 한반도로 넘어온 대기오염물질에 2급 발암물질인 납(Pb)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