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000명대인데 관리되고 있다는 정부… “경각심 가져야”

입력 2021-01-04 16:53

새해 들어 다소 주춤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만에 다시 1000명을 넘어섰다. 전날 “유행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평가한 정부는 이날도 “3차 유행이 어느 정도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낙관적인 전망을 경계하는 시각이 많다. 백신 도입을 앞둔 유행 억제의 분수령에서 자칫 경각심이 풀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20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6만4264명이라고 밝혔다. 전날(657명)보다 363명 늘어나며 지난 1일(1028명) 이후 사흘 만에 다시 1000명대로 올라섰다.

방역 당국은 유행 상황을 가늠할 각종 지표 중 일부는 개선됐다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이달 2일까지 일일 평균 확진자 수는 956.0명으로 전주(1048.3명)보다 줄었다. 확진자 1명이 감염을 전파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R0)도 두 달여 만에 1.0에 근접했다.

하지만 지난 1주간 확진자 중 감염경로를 확인하지 못한 확진자의 비율은 27%로 여전히 높았다. 의심환자의 검사 양성률도 2%대를 유지했다. 요양병원, 구치소 등에서의 집단발병도 여전하다.

지역사회에 잠재된 확진자도 상당한 규모로 추정됐다. 지난달 14일부터 운영한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 153곳에서는 전날까지 2174명이 확진됐다. 하루 평균 103.5명꼴이다. 검사건수 대비 확진자의 비율은 2.85%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은 일부 축소됐다. 정부는 임시선별검사소를 오는 17일까지 연장 운영하되 의료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운영 시간을 평일 기준 1시간 단축했다. 방문자가 적은 곳은 운영 중지했다.

전문가들은 경각심을 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피로감에 백신에 대한 기대까지 겹쳐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확진자가 다시 늘면 지금보다 훨씬 큰 폭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모 최예슬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