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과 사회기반시설(SOC) 등에 투자한 규모가 50조원에 육박했다. 이 중 16%는 부실 투자로 파생결합증권(DLS) 위험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 22곳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가 864건 48조원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부동산이 418건 23조1000억원, 특별자산이 446건 24조9000억원이다.
부동산은 유형별로 오피스 12조2000억원(52.8%), 호텔·콘도 4조5000억원(19.5%), 공동주택 2조9000억원(12.6%), 물류센터 1조6000억원(6.9%) 등이다. 특별자산은 발전소 10조1000억원(40.6%), 항만·철도 4조3000억원(17.3%), 대출채권 4조1000억원(16.5%) 등이다.
투자 지역은 미국 17조7000억원(36.9%), 영국 5조2000억원(10.8%), 프랑스 4조2000억원(8.8%) 등 선진국이 주를 이룬다.
증권사들이 직접 보유 중인 투자자산은 16조60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30% 수준이다. 나머지 31조4000억원어치는 투자자에게 재매각했다.
증권사가 스스로 ‘부실’이나 ‘요주의’ 대상으로 분류한 투자는 부동산 4조원, 특별자산 3조500억원 등 7조5000억원어치로 전체 투자의 15.7% 수준이다.
‘부실’은 원리금 연체 등이 발생해 손실이 예상되는 투자를 말한다. ‘요주의’는 원리금 연체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한 투자다.
증권사 직접 보유분 중 부실·요주의 분류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16.0%다. 투자자 대상 재매각분은 15.5%인 4조8000억원어치가 부실·요주의 대상이다.
재매각분 중에서도 역외펀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DLS의 부실·요주의 규모가 2조3000억원이다. 전체 DLS 발행액 3조4000억원의 67.6%를 차지한다. DLS 발행사가 투자 위험을 부담하지 않아 사전검증 절차가 미흡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증권업계는 2017년부터 해외 오피스빌딩과 호텔, SOC 등에 대한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해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투자가 주춤했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은 “향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국가 간 교역 축소 등의 영향으로 호텔, 항공기, 무역금융채권 등 투자 관련 추가 부실화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