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으로 국내 업계 1위로의 ‘퀀텀 점프’를 노리는 현대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안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권오갑(사진)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2021년은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마무리 등 그룹에 중요한 한 해”라며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우리 회사를 넘어 국내 조선 산업 전체에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건설기계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국내 1위는 물론, 세계 TOP5 건설기계 전문 회사로의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중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두 회사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건설·기계 업계 1위, 해외 시장 5위 수준까지 올라서게 된다. 인수 금액은 8000억~9000억원대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에 시작한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도 올해 상반기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권 회장은 신년사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련 기업결합 심사가 다소 늦어지고는 있지만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에는 모든 것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매머드급 조선사를 거느리게 된다.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주 시장을 70~80% 점유율로 독점하는 국내 ‘빅3’ 조선사 중 두 업체가 하나로 합쳐진다.
다만 기업결합 심사, 노사 갈등은 남은 과제다. 대우조선해양 결합 심사는 국내와 EU, 일본만이 남았다. 애초 지난해까지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던 공정위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시장 변동이 많이 발생했고 새로운 수주도 많이 일어나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업계는 심사가 최소 3개월 이상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년째 임금 협상에 실패한 현대중공업 노사 문제도 향후 M&A 과정에서 진통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29~31일 노사는 사흘 연속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110억 달러)보다 35.4% 높은 149억 달러로 잡았다고 이날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16척을 수주해 목표액(110억 달러) 중 약 91%(100억)를 달성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