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더불어민주당 의원)가 4일 환경파괴 우려가 큰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데 대해 “환경 정책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가덕도 신공항 환경성 우려에 대해) 국민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고, 천천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 마련된 임시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26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가덕도 신공항을 신속히 건설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등 사전절차를 면제·단축하고, 신공항 건설 지역에 입주하는 외국인투자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환경파괴를 부추길 수 있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앞장서서 재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2016년 정부 의뢰로 사전타당성 연구를 수행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은 “자연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가덕도는 신공항을 건설할 만한 일반적인 공항 후보지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실제 가덕도는 환경성 조사에서 김해·밀양보다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 후보자는 2025년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논란에 대한 질문에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그는 “여러 가지 현안이 많은 거로 알고 있다”면서 “국민께 따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시는 2025년부터 옹진군 영흥면에 자체 매립지를 운영하면서 서울·경기 지역 쓰레기는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새 환경부 장관이 중재자로 나서 인천시·서울시·경기도 등과 ‘쓰레기 대란’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한 후보자는 올해 역점 사업에 대해 “2050 탄소 중립과 그린뉴딜 이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탄소 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0(넷제로)’이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