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언팩 초대장이 사전 유출본과 달랐던 이유는?

입력 2021-01-04 14:57


삼성전자가 4일 공개한 ‘갤럭시 언팩 2021’ 행사 초대장 영상은 앞서 유출된 영상본과는 달랐다. 삼성의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오해를 빚은 일종의 ‘해프닝’이란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언팩 14일 개최…“카메라 디자인 개선”

삼성전자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14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5일 오전 0시) 온라인 ‘갤럭시 언팩 2021’ 행사를 개최하고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1’을 공개한다는 내용의 언팩 초대장을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들에게 발송했다. 초대장에는 ‘매일이 놀라운 날들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the Everyday Epic)’는 문구가 적혀 있다. 회사 측은 “모든 순간을 빛나고 특별하게 만들어 줄 최신 갤럭시 기기와 에코시스템을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12초 분량의 언팩 티저 영상에는 3개의 카메라가 나란히 배열된 모듈이 투명한 정육면체 안에서 회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갤럭시S21 시리즈의 후면 카메라 모듈은 모서리가 둥근 형태로 스마트폰 본체 테두리와 이어진 것이 특징이다.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습)로 지적을 받아온 전작보다 디자인이 개선됐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출본과 달라…“초대장 아니었을 것”

삼성의 공식영상은 앞서 해외 언론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초대장과는 달랐다. 인도 IT(정보기술) 매체 ‘마이 스마트 프라이스’(My smart price)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언팩 초대장이라며 독점 공개한 영상에는 좌우 양쪽에 2개의 형상이 포함됐다. 정육면체 안에서 파도를 타는 서퍼의 모습을 확대해 순간포착 하는 모습과 3D로 표현된 음파 모양이 출렁이는 이미지였다. 이 영상은 신제품의 대표 색상으로 알려진 ‘팬텀 바이올렛’으로 제작돼 있었지만 삼성의 공식 초대장에는 색상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업계는 앞서 공개된 콘텐츠가 공식 초대장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단기간에 초대장을 바꿔 배포했을 가능성도 낮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언팩 행사가 글로벌 이벤트로 진행되는 만큼 현지법인과 사전 조율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 안에 공개 콘텐츠를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품 공개 전에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로 공개될 예정이었던 콘텐츠가 마치 언팩 초대장인 것처럼 잘못 보도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출 마케팅 논란’에 노태문 사장 나서기도

그동안 삼성은 우후죽순처럼 퍼지는 제품·행사 관련 사전 정보 유출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유출된 정보가 제품 출시 전 기대감을 모으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점도 있지만 내부 보안·관리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8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타운홀 미팅’에서도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Z폴드2 시제품이 잇따라 언팩 행사 전 일부 유튜버에 의해 공개되는 것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우리 마케팅에 의해 제품이 전달된 것이 아니라 출시 전 사업자에게 시험용으로 제공하는 망 연동 시료가 특정 사업자에서 해당 유튜버에게 전달이 됐다”며 “통신사를 통해 원인 규명, 관련자 문책, 재발 방지, 공식 사과에 대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전달 받았다”고 해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