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전라관찰사(현 도지사)가 먹었던 밥상은 ‘찬품극정결(饌品極精潔)’이라고 불렸다. 음식에 극진히 정성을 다해 바르고 훌륭하다는 상징적 표현이었다. ‘맛의 고장’ 전북 전주시가 130여년전 이 밥상을 현대인들이 쉽게 맛 볼 수 있도록 상품화한다.
전주시는 전라감영 관찰사가 먹었던 밥상을 시민과 관광객이 지역 음식점에서 먹을 수 있도록 상품화를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이 밥상은 9첩 반상 2종(춘하/추동)과 5첩 반상 1종, 국밥 2종, 다과 1종, 도시락 1종 등으로 구성된다.
전주시는 고문헌을 바탕으로 조선시대 전라도 식재료와 조리법을 조사 연구해 관찰사 밥상을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관찰사 밥상은 유튜브 채널 ‘전주맛’을 통해 홍보가 시작됐다. 전주시는 시내 요식업소중에서 관찰사 밥상 취급업소를 선정한 뒤 메뉴별로 판매할 수 있도록 레시피 교육을 할 계획이다.
전주시는 서유구 전라감사가 기록한 공문서 일기인 ‘완영일록’과 유희춘의 고문헌 ‘미암일기’, 1884년 주한미국공사관 대리공사였던 조지 클레이튼 포크의 일기장을 토대로 관찰사 밥상을 복원했다.
그해 11월 10일 전라감영을 방문해 융숭한 대접을 받은 포크는 다음날 받은 아침 밥상을 자신의 일기에 그림까지 그려 소개했다.
“아침 10시에 엄청난 밥이 도착한다. 감사(관찰사)가 특별히 나에게 보내준 것이다. 가슴까지 차오르는 밥상.”
포크가 남긴 여행일기는 2008년 미국에서 '은자의 왕국'이란 책으로 발간됐다. 이 책 54쪽에 전라감영의 밥상에 대한 그림과 설명이 담겨 있다.
전주시는 2019년 ‘전라감영 관찰사 밥상 연구 세미나’를 열고 전라관찰사 밥상과 전라감영의 외국인 손님 접대상·연회 문화 등의 복원에 나섰다.
최락기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136년전 조선에 온 외국인에게 전라감사가 내어준 상차림이 관찰사 밥상으로 재현됐다”면서 “전주의 음식문화와 인심을 담아 상품화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