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펠로시 의장, 하원의장 다시 선출
민주당 의원 5명, 펠로시에 투표 안 해
상원 다수당 아직 미정…조지아 결선투표에 달렸다
미국의 제117대 연방 상·하원 의회가 3일(현지시간) 출범했다.
지난해 11월 3일 대선과 함께 실시된 상·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의원들은 이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117대 연방의회는 앞으로 2년 동안 입법 활동을 펼친다.
80세 노정객 펠로시…하원의장 네 번째 선출
하원은 민주당의 우세가 이어진다. 전체 435석 중 민주당이 222석을 차지해 211석의 공화당을 눌렀다. 2석은 공석이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하원의장에 다시 선출됐다. 펠로시 의장은 이미 2년 임기의 하원의장을 세 번이나 지냈다. 이번이 네 번째 하원의장 임기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하원의장 선출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면서 이번이 마지막 하원의장 도전이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미국 하원의장은 권력 서열 3위이다. 또 대통령 유고시, 부통령 다음으로, 대통령 자리를 승계하는 자리다.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인 펠로시 의장은 전투력이 강하고 전략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80세 고령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게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올해 78세다. 이 때문에, 고령 인사들이 미국 행정부와 백악관을 이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 펠로시 의장은 체면이 조금 깎였다. 펠로시 의장은 공화당 후보로 나온 케비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216대 209로 꺾었다.
하지만, 투표에 참여한 민주당 하원의원 중 5명은 펠로시에 투표를 하지 않았다. 2명은 하원의장 후보로 출마하지 않은 다른 의원을 찍었고, 다른 3명은 사실상 기권했다. 반면, 투표에 나선 공화당 의원들은 모두 매카시 원내대표에게 표를 던졌다.
펠로시 의장은 하원의장에 선출된 이후 연설을 통해 “가장 시급한 우선과제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물리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생명과 생계를 구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공화당의 돈 영(87) 하원의원은 펠로시 의장에게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는 축하인사를 건넸다. 영 의원은 “협상이 어려울 때마다 복도 건너편(다른 당) 의원들과 함께 앉아서 술 한 마시며 얘기하자”고 제안했고, 펠로시 의장은 “술을 마시지는 않지만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기꺼이 앉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조지아주 결선투표에 트럼프·바이든 동시 출격
상원 다수당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전체 100석 중 현재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각각 확보한 상황이다. 상원의 운명은 2석이 걸린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결과에 달려있다.
조지아주 결선투표는 5일에 실시된다. 공화당은 한 선거구만 이겨도 다수당 지위를 지킨다. 반면, 민주당은 2석을 모두 이겨야 상원을 탈환할 수 있다. 이는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미국 헌법 조항 때문이다.
민주당이 2석을 차지할 경우 상원에서 ‘50대 50’ 동률이 된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상원의장을 겸하기 때문에 다수당이 되는 것이다.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엔 겨우 2석이 걸렸지만, 그 정치적 영향력은 엄청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판세 역시 초박빙이라 승패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공화당 모두 조지아주 결선투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하루 전날인 4일 각각 조지아주를 찾아 지원 유세를 벌인다. 현역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 간의 맞대결이 조지아주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3일 조지아주를 찾아 지원 유세를 펼쳤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여러 차례 조지아주를 방문해 공화당 후보들에 힘을 보탰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다수당 자리를 지켜야 오는 20일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상원마저 차지할 경우 백악관·상·하원을 싹쓸이 하는 ‘블루 웨이브(민주당을 상징하는 색이 푸른색에서 나온 용어)’를 완성하는 것이 된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공화당의 견제를 뚫고 자신의 정책을 소신껏 밀어붙일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