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임원, 공정위 직원 매수…수년간 증거인멸

입력 2021-01-04 07:48 수정 2021-01-04 10:10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최현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원에게 수년간 돈을 받고 부당 내부거래 자료 등 회사에 불리한 자료를 삭제하다 검찰에 구속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민형)는 지난달 24일과 28일 공정위 전 직원 송모씨와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상무 윤모씨를 구속했다.

송씨는 증거인멸과 뇌물수수 혐의를, 윤 전 상무는 증거인멸과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에서 디지털 포렌식 자료 분석 관련 업무를 맡던 송씨는 2014∼2018년 윤 전 상무에게 수백만원어치의 금품과 향응을 받고 금호그룹이 공정위에 제출한 자료 중 그룹에 불리한 자료 일부를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8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금호홀딩스)에 부당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전 회장, 윤 전 상무 등 당시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와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회계 장부와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중 윤 전 상무와 송씨 사이의 부정한 거래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일이 윤 전 상무 개인 비리가 아닌 그룹 차원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공정위가 고발한 부당 내부거래 관련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