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자신이 제작해 출연 중이던 TV 프로그램에서 돌연 하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윈은 방송 경연 프로그램 ‘아프리카 기업 영웅’ 결승전을 앞두고 심사 위원에서 돌연 물러났다.
마윈이 직접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아프리카 기업인들이 사업 구상을 심사받으며 경쟁하고, 최종 우승자는 상금 150만 달러(약 16억3000만원)를 받는 내용이다. 상금은 마윈이 설립한 재단에서 제공한다.
마윈은 촬영 초기부터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참가자들의 사업 계획을 평가해 왔다. 프로그램은 지난해 11월 결승전 촬영을 마치고 올해 봄에 정식 방영을 앞두고 있다.
탤레그래프는 결승전에서 마윈 대신 알리바바의 다른 임원으로 교체됐다고 전했다. 결승전은 마윈이 중국 당국을 공개 비판한 이후 열렸다.
현재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사이트에선 마윈의 사진이 삭제됐고, 홍보 영상에도 마윈은 언급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두고 “마윈이 중국에서 신임을 잃은 후 직면한 어려움의 징후”라고 진단했다. 다만 알리바바는 FT에 “마윈이 일정 문제로 더이상 아프리카 기업 영웅 결승전 심사위원을 맡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회의 연설에서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이후 중국 당국으로부터 각종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예정됐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고, 12월에는 알리바바그룹을 상대로 당국이 반독점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