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자 전 세계 가톨릭의 총본산인 바티칸도 이달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한다.
바티칸시국 보건당국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이 이달 둘째 주 중에 도착할 것으로 보이며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당국은 바티칸 내 모든 거주민이 접종 가능할 정도로 물량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 내에 자리 잡은 바티칸은 면적 0.44㎢에 성직·수도자 등 500명 안팎의 거주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백신을 공급받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영국·미국 등에서 가장 먼저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백신 보관을 위해 최근 초저온 냉동고도 구매했다고 한다.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백신의 적정 보관온도는 영하 70도다.
최우선 접종 대상은 보건·의료 및 치안 종사자, 고령층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을 맞을지 여부는 자발적인 판단에 맡겨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백신을 접종할지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국제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바티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7명이며 사망자는 아직 없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현재 자가 격리 또는 치료 중인 사람은 12명이며, 15명은 감염 후 회복됐다.
지난해 10월 교황을 근접 경호하는 스위스 근위대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달 말에는 교황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교황청 소속 추기경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을 긴장시킨 바 있다.
교황은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데 더해 주변 인사가 확진될 때마다 추가 검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