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소비생활의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위기가 찾아왔다. 오프라인 축소 및 온라인 전환에 가속도가 붙었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궁극적으로 사라지진 않을 전망이다. 온·오프라인의 강점을 결합한 서비스가 올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유모(24·여)씨는 최근 바지 한 벌을 주문했다가 반품비 5000원을 내고 쇼핑몰에 돌려보냈다. 유씨는 “바지가 생각했던 것과 핏이 너무 달랐다. 이렇게 반품비만 내고 옷을 반납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오프라인 매장을 가서 살 수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소비자에겐 신세계백화점이 마련한 ‘익스프레쓱’ 서비스나 LF몰에서 운영하는 ‘LF몰 스토어’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온라인 몰의 저렴한 가격과 오프라인의 체험 요소가 결합돼있어 양쪽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다.
3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매출보다 픽업서비스의 이용객 증가율이 더 컸다. 지난해 1~11월간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19.8% 늘어나는 동안 SSG닷컴 주문 후 매장 픽업 이용객은 같은 기간 34.0%가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매출 신장률이 더 클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픽업서비스 이용객의 증가율이 훨씬 컸다”며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온라인이 100%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픽업 전용 공간 ‘익스프레쓱’을 선보였다. SSG닷컴에서 주문한 상품을 익스프레쓱에서 픽업하면서 피팅하고 수선, 교환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또 여러 상품을 주문한 뒤 현장에서 비교해보고 원하는 상품만 골라 가져갈 수도 있다. 현재는 패션 브랜드만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향후엔 식품 등 다른 카테고리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이유로 LF는 지난해 12월 온·오프라인 통합 매장인 ‘LF몰 스토어’를 중장기적으로 모든 가두 매장으로 확대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LF몰 스토어로 전환된 20곳의 매장들은 평균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안팎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20~30대 고객의 비중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온라인 몰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을 하며 피팅뿐 아니라 교환·반품, 수선 서비스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비슷한 서비스엔 무신사도 일찌감치 나섰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테라스’에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무신사 테라스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해 무신사 모바일 앱에 로그인하면 무신사 스토어에서의 할인 혜택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 또 테라스에서 진행되는 팝업 쇼룸 행사 상품을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이용해 모바일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온라인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려는 움직임은 올해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디다스는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아디다스의 온라인 매출이 급증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만지고 느끼는 체험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도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온라인의 성장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 경험과 만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거라 본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체험 가치를 소비자들도 원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온·오프라인의 강점을 연계한 이런 서비스는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