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놀아보자’… 새해 벽두 새벽영업 헌팅포차·클럽

입력 2021-01-03 17:11
대구의 한 헌팅포차가 SNS를 통해 '새벽 영업'을 홍보하고 있다. SNS 게시글 캡처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연장되고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변칙 영업을 하는 업소들도 늘어나고 있다. 당국이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모든 음식점의 매장 내 취식을 금지시키자 아예 오전 5시에 문을 열고 ‘새벽 손님’을 받는 헌팅포차도 등장했다.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으로 헌팅포차나 클럽은 문을 닫아야 하지만 일부 업소는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돼 영업을 하는 꼼수도 부렸다.

대구의 한 헌팅포차는 지난 1일 오전 5시에 문을 열고 오전 10시까지 ‘새벽 장사’를 했다. 주점 관계자는 SNS에 “올해 성인이 된 2002년생 손님에게는 행사를 진행한다”는 글까지 올리며 홍보에 나섰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손님 수십명이 이 주점에서 술을 마시는 듯한 사진도 여러 장 올라왔다.

친구 3명과 함께 이곳에서 새해 첫 술자리를 가졌다는 취업준비생 박모(28)씨는 3일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고 이 술집을 찾았다”며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전남 순천의 한 헌팅포차가 지난 1일 새벽 영업을 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SNS에 올렸다. SNS 캡처

전남 순천의 한 헌팅포차도 ‘새해 새벽영업’을 했다. 이 주점도 SNS에 “2002년생 손님들에게 한 테이블 당 홍초 한 병을 증정한다. 새해 아침부터 놀아보자”고 광고하며 손님을 끌어모았다.

논란이 일자 순천시는 이날 낮술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영업 제한 시간을 교묘하게 이용한 업소가 전국적인 지탄 사례가 됐다”며 “방역수칙을 비웃는 듯한 행위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동안 폐쇄됐던 서울 시내 클럽들이 변칙 영업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서울 강남의 한 클럽은 이날 오전 5시부터 11시까지 영업을 했다. 클럽 관계자는 “라운지 위주로 선입금을 한 5인 이하 고개만 받고 있다”며 “입장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거리두기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원정 헌팅’을 나가자는 글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을 30대 후반 남성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클럽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게시판에 “이달엔 일이 없어 경기도 남부 지역과 서울을 위주로 함께 헌팅에 나설 파트너를 구한다”고 글을 올렸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헌팅포차나 클럽처럼 사람 간 거리가 밀접한 공간에서의 접촉은 더 빠른 코로나19 전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