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주택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 흐름에 가장 민감한 현장에서도 올해 집값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집값 과열을 불렀던 저금리와 공급 부족 등의 변수가 여전한 데 공급대책이 마땅찮은 탓으로 보인다.
3일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기준 전국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24.5였다. 2013년 4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이 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향후 3개월 이내 아파트값 전망을 수치화한 것으로 100 이상이면 상승, 100 미만이면 하락 의견이 많다는 뜻이다.
중개인들의 전망이 정확한 시장 상황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집값을 좌지우지하는 현장의 심리를 잘 보여준다. 이런 전망은 새해에도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직방에 따르면 2021년 주택 입주 물량은 22만7836가구로 지난해(27만996가구)보다 더 적다. 민간 아파트가 예년보다 많이 분양하고 3기 신도시 사전 청약도 예정돼 있지만 당장 공급되는 주택은 제한적이다.
정부가 집값 과열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했던 ‘저금리 기조’도 그대로다. 넘치는 유동성은 지난해 말부터 특히 지방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매매가격전망 지수는 지난해 12월(122.7) 사상 처음으로 120을 넘었다. 특히 충남(124.7)과 전북(121.7), 경북(131.4)의 전망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잠재적 집값 과열 요인도 크다. 지난달 전국 KB 주택 매수우위지수도 103.4를 기록해 2002년 2월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점(100)을 넘어섰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내에서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다. 기타 지방은 경남(106.6), 충남(96.3), 전북(77.7)이 역대 매수우위지수 최고치를 경신하며 97.0까지 올랐다. 기타 지방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해까지 10대에 머물렀고 90선을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