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번엔 ‘태그’ 제품에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태그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사물에 부착한 후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기기다.
2일(현지시각) GSM아레나 등 해외 IT(정보기기) 전문 매체는 ‘갤럭시 스마트태그’라고 적힌 제품의 실물 추정 이미지를 공개했다. 대만의 전파통신규제기관(NCC)에 전파인증을 위해 제품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상의 제품 디자인은 지난달 유출된 도면과도 흡사하다. 볼록한 몸체에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형태로 한 면에는 삼성 로고가, 반대편에는 제품명이 새겨져 있다. 사진 속 제품은 검은색이지만 오트밀 색상 옵션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은 삼성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호환돼 연결된 제품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갑, 가방, 노트북 등 평소 잃어버리기 쉬운 소지품에 부착하는 용도다. 미아방지용 액세서리나 반려견의 목걸이 등에도 붙일 수 있다. 자동 심장충격기나 소화기처럼 위급할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은 오는 14일 갤럭시S21, 갤럭시 버즈 프로 등과 함께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은 유럽에서 약 15유로(2만1000)에 출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은 2018년 LTE(롱텀에볼루션) 기반의 위치 추적기 ‘스마트싱스 트래커’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 출시할 기기는 초광대역통신(UWB·Ultra-Wideband) 기능을 통해 먼 거리에서도 정밀한 기기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도 제품의 기반 기술인 UWB의 활용도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최근 기고문에서 “삼성전자는 그동안 세계 유수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UWB와 같은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을 발전시켜왔다”며 “이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문을 열거나,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등 새로운 디지털 라이프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도 비슷한 기능을 갖춘 ‘에어 태그’라는 이름의 트래킹 디바이스를 오는 3월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iOS13에 제품 관련 코드가 등장해 곧 출시가 멀지 않았다는 기대가 나왔지만, 시일이 미뤄지는 분위기다.
제품은 삼성 스마트태그와 마찬가지로 아이폰의 ‘내 물건 찾기(Find My·가칭)’ 앱과 연동을 통해 사물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두 가지 크기의 태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제품은 부피가 작은 지갑과 열쇠 등 사물에, 큰 제품은 부피가 큰 IT 제품이나 가방 등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그 제품이 폭넓게 활용되면 물건의 분실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태그가 부착된 물건과 거리가 떨어지면 경고음을 내는 것은 물론, 물건을 잃어버린 상황에서도 분실물을 습득한 사람이 주인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해 되찾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발전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위치 추적은 물론 기기가 부착된 물건의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어 IoT(사물인터넷) 연결 디바이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