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전기차 본격화 타고 2021년 날아오른다

입력 2021-01-03 15:39 수정 2021-01-03 15:55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자사 배터리 셀을 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시대 본격화를 맞아 비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확보하고 있는 수주량만으로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인데,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성장하면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한발 먼저 달리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3사의 배터리 부문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기준으로 첫 흑자를 기록했고, 삼성SDI 배터리 부문도 분기 기준으로 처음 흑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4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2, 3분기에 이어 연속 흑자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중대형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이 720억원으로 첫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적자 폭을 크게 줄였으며, 2022년에는 배터리 사업에서 매출 5조원 중반대를 달성하고 이익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이미 확보한 수주잔고가 많다는 점은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고 말했다.

수주잔고는 LG에너지솔루션이 160조원, 삼성SDI가 60조원, SK이노베이션이 50조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 전부터 확보한 물량으로 완성차 업체 일정에 따라 아직 생산하지 않은 물량이 포함돼 있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폴란드 공장. LG화학 제공

예상보다 전기차 시장이 빨리 확대되면서 앞으로 수주 물량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 3사도 올해부터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기차 비중을 더욱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3사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배터리보다 니켈 비중을 늘린 ‘하이니켈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니켈 비중이 높으면 고용량 배터리를 만들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안정성 우려가 높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쯤 테슬라 모델Y에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니켈 함량이 약 90%고, 비싼 코발트 비중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삼성SDI는 니켈 함량이 91%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NCA 배터리는 독일 BMW에 공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과 코발트, 망간 비중이 각각 90%, 5%, 5%인 NCM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삼성SDI-헝가리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조감도. 삼성SDI 제공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