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 방식이 적극적이지 않은 것을 두고 “민정수석 때 노무현 대통령을 말리는 역할을 주로 해서 습관이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노무현정부 때 정무수석을 지낸 유 전 사무총장은 ‘원조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불린다.
유 전 사무총장은 3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노무현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 때 노 대통령은 너무 소통 과잉이라 참모들이 많이 말렸다. (노 전 대통령이) 춘추관 가서 한 말씀 하시려고 하는 것을 말리는 역할을 주로 한 게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었다”며 “주로 소통을 못하게 말리는 일만 하다 보니까 그게 습관이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금 부당한 보도가 나오면 이 양반(노 전 대통령)이 못 참고 ‘내가 가서 반박을 직접 하겠다’고 하면 그때 주로 말리러 가는 사자가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었다. 춘추관은 안 갈수록 좋다는 인식을 아마 그때 가졌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이 신현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데 대해 “이번 개각 인선에서 처음으로 검찰 출신을 임명했다. 지금 검찰총장하고도 서로 같이 고시 공부 하고 친분도 꽤 있다고 한다”며 “소통을 잘하는 분을 기용했다고 하는 것은 뭔가 시그널이 있는 거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패널로 함께 출연한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문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강 교수는 “제일 아쉬운 부분은 사람들이 가장 절박하게 느낄 때, 갈등이 고조되어 있거나 여야 간에 대립이 심할 때 대통령이 안 보였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 같은 것을 가장 안 한 대통령인 걸로 기억한다. 직접적인 형태의 소통이라든지 야당 대표나 정치인을 만난다든지 하는 것들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좀 해소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노력하고 또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180석 의석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끌고 나가려는 국정 운영은 오히려 대통령 지지율을 더욱더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