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뚜렷한 올겨울 MLB 스토브리그… 나성범은?

입력 2021-01-03 12:12
NC 다이노스 3번 타자 나성범이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를 5대 0으로 잡은 2020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7회말 2사 1·2루 때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외야수 니시카와 하루키(28)가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협상 마감시한인 3일(한국시간) 오전 7시까지 니시카와와 계약한 구단이 나타나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수익 악화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은 아시아 야수에게 적극적으로 영입을 제안하지 않는 올겨울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냉랭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니시카와의 협상 불발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나성범(32·NC 다이노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닛폰은 3일 “니시카와가 포스팅 협상 마감시간까지 계약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재정이 악화됐다. 상태가 좋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외야수 자유계약선수(FA) 대어들의 행선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점도 니시카와에게 악재였다”고 평가했다.

니시카와는 2020시즌 일본프로야구 115경기에 출전해 5홈런 39타점 42도루 타율 0.306을 기록했다. 장타보다는 주루가 니시카와의 강점. 토론토 블루제이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이 니시카와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약서에 서명한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일본 투수들은 여전히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적극적인 영입 제안을 받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완봉승 3차례를 포함해 14승 2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한 우완 투수 스가노 도모유키(31)는 이날 미국에 도착했다. 행선지의 윤곽이 나타나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를 영입하는 경로가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제 시선은 나성범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협상 마감시간인 오는 10일 오전 7시까지 일주일을 남긴 상황에서 나성범에 대한 미국 야구계 안팎의 언급 기대만큼 많지 않은 점에 있다. 2020시즌 폐막과 동시에 미국 언론에서 수시로 거론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김하성(25·키움 히어로즈)과 다소 대저적이다.

나성범은 2020시즌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170안타(34홈런) 112타점 115득점 타율 0.324를 기록해 NC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우승을 확정한 6차전까지 모두 출전해 11안타(1홈런) 6타점 타율 0.458을 작성했다. 타율은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NC와 두산 베어스 타자 중 가장 높았고, 출루율·장타율 합산(OPS)도 1.065나 됐다.

미국 언론들은 나성범을 일제히 ‘강타자’로 소개하고 있지만 30대로 접어든 연령과 메이저리그에서 우익수나 지명타자로만 활약할 수도 있는 수비 포지션의 한계, 주루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부상의 영향이 크다. 나성범은 2019년 5월 3일 경남 창원에서 KIA 타이거즈와 가진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홈경기 도중 슬라이딩 과정에서 무릎이 꺾여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와 연골판이 파열됐다. 선수로는 매우 큰 부상을 입었지만, 재활에 성공해 지난해 NC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진출 협상을 대리하는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69·미국)는 나성범에 대해 “공격에서 힘이 좋고 수비력도 좋다. 주력도 좋은 선수”라며 ‘5툴 플레이어’라고 소개하고 있다. 5툴 플레이어는 힘, 정확도, 수비, 주력, 송구에 모두 능한 야수를 말한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하다는 의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