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면론’ 꺼냈다가 사면초가 빠진 이낙연

입력 2021-01-03 10:52 수정 2021-01-03 11:0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날 꺼낸 ‘전직 대통령 사면론’이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거센 반발에 맞닥뜨렸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부터 친문 성향 커뮤니티까지 이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일면서 이 대표가 꺼낸 사면론에 힘이 실리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등에 칼을 제대로 꽂았다” “대통령 하겠다는 욕심 때문에 적폐들과 손잡았다” “민심과 역행하겠다면 사퇴해라” “이러려고 촛불 든 게 아니다” 등 비판이 잇따랐다.

친문 커뮤니티에도 이 대표가 사면론을 꺼내 문 대통령을 곤란하게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대통령이 사면을 거부하면 야당이 공격을 퍼부을 것이고, 사면에 동의하면 지지층이 등 돌릴 것이기 때문에 어느 쪽을 택해도 정권에 득 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당내에서도 사면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자칫 국론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시기적으로도 내용 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납득하기 어렵다”고 했고, 김남국 의원도 “촛불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