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연장하면 뭐하나’…비웃듯 인파 몰린 제주도

입력 2021-01-02 14:37 수정 2021-01-02 14:49
새해 첫 날인 1일 오후 제주 한라산 1100고지 휴게소 주차장과 인근 도로에 설경을 즐기려는 도민·관광객의 차량이 북적이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폐쇄회로(CC)TV 캡처 연합

정부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를 꺾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현행 수준을 2주간 유지하기로 했지만 제주도에서는 이를 비웃듯 겨울철 관광지 주변에 인파가 몰려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오전 한라산 해발 1100m에 있는 ‘1100고지 습지’ 주변 도로는 많은 차량으로 교통이 거의 마비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100고지 습지 주차장은 넓지 않아 주변 도로에 주차된 차들로 인해 편도 1차선 도로는 더 복잡한 상태였다.

연말연시 강화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2일 오전 제주 1100고지 습지에 겨울 한라산 풍광을 보려고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연합

1100고지 습지는 한라산의 설경을 한눈에 감상하기 좋은 데다 차로 이동하기 편한 제주의 대표적 겨울철 관광지다.

1100고지를 찾은 관광객들은 습지 주변에서 눈 쌓인 한라산을 감상하거나 서로 가까운 거리에서 눈썰매·눈싸움 등도 즐겼다.

심지어 일부는 방역 때문에 출입이 금지된 습지 산책로 등에 들어가기도 했다.

연말연시 강화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2일 오전 제주 1100고지 습지 주변에 겨울 한라산 풍광을 감상하려는 관광객과 도민들이 몰려 교통난이 빚어지고 있다. 연합

하지만 이날 1100고지 습지 주변에 교통정리를 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누리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동떨어진 제주도 풍경에 “이기적”이라며 분노했다. 또 인파가 모이는 곳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 제주도를 비판하는 경우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바이러스를 널리 퍼트리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대단하다”며 “이기주의가 극대화된 모습”이라고 비꼬았다.

연말연시 강화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2일 오전 제주 1100고지 습지 주변에 겨울 한라산 풍광을 감상하려는 관광객과 도민들이 몰려 교통난이 빚어지고 있다. 연합

다른 누리꾼 역시 “제주도 문제 많다”며 “입구에서 차량통행 막으면 간단한데 (그건 안하고) 관광객한테 구상권이나 청구하냐”고 지적했다.

반면 “법을 어긴 것도 아닌데 저 사람들이 뭘 잘못했냐”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하지 않은 정부가 이를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