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로 변장한 자원봉사자의 방문 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최소 26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이 벨기에 한 요양원에서 일어났다.
AFP 통신 등 외신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벨기에 북부 안트베르펜주 몰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 자원봉사자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차려입은 뒤 이 요양원을 찾았다. 산타클로스는 짧은 이벤트를 마치고 돌아갔지만 요양원의 악몽은 그 이후 시작됐다. 이곳에 머물던 거주자 중 8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무려 26명이 사망한 것이다. 여기에 직원 40명의 확진 소식도 잇따랐다.
당시 산타클로스 역할을 맡았던 자원봉사자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그가 집단감염의 매개체였을 수 있다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보건당국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어 “아직 공식 고소가 없어 조사는 시작되지 않았으며 해당 자원봉사자는 사전에 관련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벨기에의 한 바이러스 학자는 트위터 글을 통해 “이번 사례에서 대부분의 감염은 같은 감염원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벨기에는 세계에서 인구 대비 코로나19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누적 사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고령자이며 대부분 요양원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벨기에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4만6496명이며 지금까지 나온 총 사망자는 1만9528명이다. 이는 전날보다 각각 2254명, 87명 늘어난 수치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