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영웅” 깜짝 이벤트에 눈물 쏟은 美택배기사

입력 2021-01-02 07:39
미국 버지니아 주 한 마을에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 자신들에게 택배를 배달해 준 배달부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CBS 캡처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힘든 상황에 직면했지만 셧다운 상황 속에서도 일상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 한 마을에서는 생필품을 부지런히 배달해 준 택배 기사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주민들이 거리 밖으로 나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미 매체 CBS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 택배회사 UPS의 배달 기사인 앤서니 개스킨은 여느 때처럼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있는 홀슬리 마을로 배달을 나갔다. 그런데 마을 입구의 큰 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길거리에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주민들은 찻길 양옆에서 앤서니 개스킨이 도착할 때에 맞춰 경적을 울리고, 큰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 세례를 보냈다. CBS 캡처

그동안 개스킨이 코로나 상황 속에서 마을에 배달한 택배는 하루 평균 200개, 모두 합쳐 수천개가 넘는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집앞까지 생필품을 배달해주며 끊임없이 일한 택배 영웅 개스킨에게 감사를 표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각각 역할을 나눠 그가 배달 올 시간에 맞춰 경적을 울리거나, 그의 이름과 함께 “고맙습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길가에 줄을 섰다. 주민들은 응원 후 개스킨에게 소정의 선물도 건넸다.

이벤트의 주인공인 택배배달사 앤서니 개스킨은 감동해 눈물을 보였다. CBS 캡처

개스킨은 마을에 들어섰을 당시 수많은 사람이 거리에 늘어선 채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심지어 그 행렬 속에는 UPS 상사들도 있었다.

개스킨은 잠깐 차를 세우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이내 다시 배달 트럭에 올라타 천천히 주민들 사이를 뚫고 운전해 나갔다. 그가 차를 몰고 가는 동안 모두 팻말을 들고 그의 이름을 외치며 차 경적과 벨을 울렸다.

이벤트를 기획한 주민은 CBS와의 인터뷰에서“팬데믹 상황에서 이 마을에 이사를 와서 정말 외로웠다”며 “그런데 개스킨이 배달을 올 때마다 이사 온 나를 환영해줬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른 이웃 주민도 “개스킨은 배달을 올 때마다 항상 웃고, 손을 흔들며 조심스레 짐을 나르기 위해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한다”며 “배달을 올 때면 항상 친구처럼 친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6살 난 딸이 1년 넘게 조부모님들을 못 뵙고 있다. 팬데믹으로 가족 상봉을 못 하는 상황 속에서 개스킨이 배달해주는 택배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다. 그건 기쁨 그 자체”라며 “항상 친절한 미소로 손을 흔들며 인사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들은 “뉴스를 보는데 왜 눈물이 나는지” “택배 배달부도, 그 노고를 알아준 주민들도 멋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송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