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발 박근혜 사면론에 여야 싸늘…유승민은 “환영”

입력 2021-01-01 16:23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을 붙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거듭 동의 의사를 표했다. 여권은 물론이고 야권에서도 싸늘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유 전 의원만 적극적인 환영의 제스처를 취하는 모양새다.

유 전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전직 대통령 두 분을 사면하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도 전직 대통령 문제는 이제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나는 수차 사면을 주장해왔으며 여당 대표의 발언이 진심이길 바란다. 문 대통령의 조속한 사면 결정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해 1월 19일 경북 구미 BS호텔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경북도당 창당대회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겪고 있는 고초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며 이른 사면을 요청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1일 오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현충탑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유 전 의원을 제외한 정치권 분위기는 싸늘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관련 질문을 받고 “지금까지 (사면 건의)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 지난번에 (이 대표와) 만났을 때도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없다”고 반응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구속 상태에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었다.

여권은 더욱 적극적인 반대 입장이다. 서울시장 보선에 뛰어든 4선 중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과 처벌이 잘못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의도치 않게 인정하게 될 수도 있는 데다, 자칫 국론 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시기적으로도 내용 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두 전직 대통령의 재직시절 범죄로 고통받았던 수많은 국민이 있다”며 이 대표의 입장 철회를 요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6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