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입양아 학대사망’ 정인이 썰렁한 수목장 근황

입력 2021-01-01 11:47 수정 2021-01-01 11:53
한 네티즌이 1일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사망 전 건강하던 정인이의 모습과 정인이의 수목장의 초기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양부모에게 학대당하다 죽은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의 쓸쓸했던 수목장이 많은 이들의 사랑으로 온기를 되찾았다.

1일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망 사건을 꾸준히 알리는 한 네티즌이 공개한 게시물에 따르면 정인이가 잠든 경기도 양평의 한 수목장에는 처음 아무것도 없이 썰렁했다. 정인이의 생전 모습이 있는 사진 액자만 하나 덩그러니 있었다. 양부모가 지어준 이름 ‘안율하’라는 본명이 적인 작은 비석과 함께였다.

그러나 사연이 알려진 뒤 많은 이들이 정인이의 수목장을 찾았고, 따뜻한 마음을 베풀었다. 조문객들은 인형과 장난감, 목도리 장갑 등 방한용품, 꽃 등 아이가 생전 마음껏 가져보지 못한 것들을 정인이에게 선물했다.

이 네티즌은 “이제는 관리가 어려울 만큼 선물들이 많아졌다”며 “며칠 전에는 대전에 계시는 좋은 분께서 정인이를 위한 물품 정리함을 제작하여 주변을 곱게 정리해주셨다”며 감사 인사를 대신 남기기도 했다.

한 네티즌이 공개한 정인이 수목장 근황. 시민들이 전한 선물이 가득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네티즌이 공개한 정인이 수목장 근황. 시민들이 전한 선물이 가득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정인이가 잠든 공원묘지는 소아암으로 사망한 어린이를 위한 무료 장지로 알려져 있다. 이 네티즌은 “정인이가 소아암 환자가 아닌데도 왜 이곳에 정인이를 두었을까요? 돈이 아까웠을까요? 이렇게 무료로 장례를 치른 덕에 이들 부부가 아이를 죽이고 장례에 들인 비용은 다이소 액자 구매에 쓴 3000원이 전부”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2일 정인이 사건이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방영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인이 사망 사건과 관련해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 청원은 지난 20일 답변 기준인 20만을 넘긴 23만명으로 마감됐다.


정인이는 입양된 지 9개월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됐다. 아이의 양부모는 입양 한달 후부터
한 달 후부터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폭행,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이의 소장, 대장, 췌장 같은 장기가 전부 손상돼 있었고 후두부, 쇄골, 대퇴골 등 전신에서 골절과 출혈 흔적이 발견됐다. 그러나 양부모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또한 검찰이 정인이 사건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하자 시민단체들은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며 시위를 하는 등 항의하고 있다.

생후 16개월 입양아 학대 치사 혐의를 받는 모친 A씨가 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