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점점 빨라져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00명대로 올라섰다.
NHK방송에 따르면 31일 일본 전역에서 확인된 신규 감염자는 도쿄 1337명을 포함해 총 4515명(오후 7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하루 최다치는 지난 26일의 3880명으로, 5일 만에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일본의 하루 확진자가 40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1월 16일 첫 확진자가 발표된 후 처음이다.
일본 전역의 누적 확진자는 23만6459명, 사망자는 이날 36명 늘어 3492명이 됐다. 전국 47곳의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감염자가 가장 많은 수도 도쿄에선 이날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선을 처음 넘었다.
일본에선 겨울 초입인 11월부터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도쿄의 경우 12월 누적 감염자가 1만9245명으로, 전월(9850명)의 2배 수준이다.
급기야 영국에서 처음 확인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도 잇따르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이날 영국 및 아랍에미리트(UAE)에 체류했던 6명이 공항 입국 단계에서 변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이날 오후 관방장관, 경제재생상, 후생노동상 등 관계 각료를 관저로 불러 대책 회의를 열었다.
스가 총리는 회의 후 관저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확진자가) 분명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긴급사태 재선포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스가 총리는 긴급사태를 선포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지금의 의료체제를 확보하고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기본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외출을 가능한 한 피해 달라고 당부하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스가 총리는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외출 자제 및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이 강제는 긴급사태 선포를 꺼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책 담당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전날 밤 트위터를 통해 지금 수준의 감염 확산이 계속될 경우 긴급사태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집권 때인 지난 4월 7일 도쿄, 오사카 등 확진자가 많이 나온 7개 광역지역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긴급사태는 전국으로 확대됐다가 5월 25일 해제됐다.
일각에서는 스가 총리가 의료체제 붕괴 우려가 큰 일부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