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으로 지명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31일 “공수처 권한을 어떻게 국민께 돌려줄지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수사를 지휘하게 될 차장과 관련해서는 염두에 둔 인물이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44분쯤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출근하면서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로 첫 출근인데 각오를 말씀해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후보자는 공수처가 무소불위 권력기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지적 등에 대해 “헌법을 보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그런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면 안 되며, 우리 헌법상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을 어떻게 (공수처가) 되돌려드릴 수 있을지 심사숙고하겠다”며 “이제 막 태어나는 공수처를 지켜봐달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수처의 중립성 훼손 우려와 관련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면 실제로 상당 부분 불식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날 퇴근길에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문은) 공수처가 출범하고 차차 진행돼 가면서 아마 서서히 불식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었다.
실질적으로 공수처의 수사를 지휘하게 될 차장과 관련해서는 “염두에 둔 사람은 있다”고 했다. ‘친 정부 인사가 차장으로 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런 우려도 추측이라고 생각한다.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수사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수처는 처장 혼자 운영하는 조직이 아니다”며 “차장, 검사 등 하나의 팀으로 일하게 되는 만큼 보완하면서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염두에 둔 공수처 1호 사건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염두에 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는 “두 달 동안 국회에서 2차례에 걸쳐 검증을 받았고, 2차로 청와대 검증을 받았고, 남은 것이 3차 검증인데 국민의 검증”이라며 “가장 중요한 최종적인 검증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 검증에서도 제 소신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날 김 후보자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뒤 도보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했다. 그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인사청문회는 1월 중에 열릴 예정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