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일주일에 KF94 3개 준다는 법무부… 그동안은 왜?

입력 2020-12-31 19:12

법무부는 31일 전국 52곳 교정시설의 모든 직원과 수용자에게 1주일에 1인당 3장씩 KF94 마스크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좋은 교정시설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나서야 마스크 일괄 지급에 나선 것은 ‘사후약방문’식 대응이라고 비판한다. 법무부는 지난 11월말 이전까지 수용자들에게 비말 차단 효과가 떨어지는 일반 마스크를 지급해왔고, 방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전국 교정시설에 ‘KF인증 마스크’를 일괄 지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면 마스크나 덴탈 마스크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1월 27일 전까지 확진자가 나온 구치소나 교도소에만 KF 마스크를 지급해왔다. 미발생 구치소는 출정, 외진 등 수용자가 외부로 나갈 때만 마스크를 지급했다. 모든 신입 수용자가 KF인증 마스크를 지급받고 일반 수용자들의 마스크 구매가 가능해진 시점은 지난 11월 30일부터다.

방역 전문가들은 확진자 발생 전이라도 정부가 KF 마스크를 지급했어야 한다고 비판한다. 밀폐·밀집·밀접한 교정시설 특성상 사전 예방이 더욱 철저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만으로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80% 이상 낮춘다”며 “수용자들이 초기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면 집단감염 사태로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덴탈 마스크와 면 마스크로는 완전한 방역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밀폐된 생활시설에서는 일반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고 했다.

법무부는 KF94 마스크의 장당 가격이 600원이라고 밝히면서 앞으로 전국 52곳 교정시설의 모든 직원과 수용자에게 1주일에 1인당 3장씩 마스크를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법무부는 마스크 가격이 온라인에서 720원, 오프라인에서는 1387원이어서 예산이 부족해 마스크를 일괄 지급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