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절차 개시… 내부 승진? 외부 수혈?

입력 2020-12-31 16:46

2021년 새로 출범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초대 수장을 선임하는 절차가 시작된다. 3만명이 넘는 수사경찰을 지휘·감독하게 될 국수본부장 인선은 내년 2월쯤 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경찰청은 1월 1일 경찰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국가수사본부장 경력경쟁채용시험 계획’을 공고한다고 31일 밝혔다. 국수본부장은 내년부터 세 갈래(국가·자치·수사)로 나뉘는 경찰 조직 중 전국의 수사경찰을 총괄 지휘·감독한다. 국수본 출범과 함께 경찰청장의 구체적 수사에 대한 지휘·감독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만큼 국수본부장이 삼분(三分)된 경찰 조직 내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강한 권한을 쥐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수본부장의 계급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인 치안정감이며, 2년 단임이다. 외부에서 모집할 경우 10년 이상 수사 업무 종사자 중 고위공무원단 소속 공무원, 3급 이상 공무원,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재직경력을 요건으로 한다. 판·검사 또는 변호사, 대학 등 연구기관에서 법률학·경찰학 분야 조교수 이상 10년 이상 경력자 등도 응시할 수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초대 국수본부장이 외부에서 수혈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수사종결권 확보로 경찰의 수사권한이 비대해진 만큼 수사 중립성·독립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현직 경찰 고위간부보다는 경륜 있는 외부 인사를 뽑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만 3만명이 넘는 거대한 수사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경찰 조직과 수사의 생리를 경험해본 인물이 임명돼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외부에서 적임자가 없는 경우에는 현직 치안감급 이상 간부를 승진·임명할 가능성도 있다.

국수본부장 인선은 내년 2월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서류·신체검사, 종합심사를 거쳐 임용 후보자 2~3인을 경찰청장에게 보고하고, 경찰청장은 이 중 1명을 추천하게 된다. 이후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 및 국무총리를 경유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임명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수본부장 선발을 늦어도 2월 중으로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