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라바리니(41)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이 내년 도쿄올림픽을 맞이한 각오를 밝혔다.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여자배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스테파노 라바리니(41) 감독은 31일 대한배구협회를 통해 공개한 서면 인터뷰에서 “올림픽 참가팀은 모두가 강하기에 매 경기 집중해서 나아가야 한다”며 “8강에 올라가기만 한다면 그 이후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계랭킹 10위인 한국 여자배구는 A조에 속해 일본(7위), 세르비아(6위), 브라질(3위), 도미니카공화국(9위), 케냐(23위) 등 강팀들과 맞붙게 된다. 코로나19로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평균 연령이 높은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낼 수 있단 생각이다.
키워드는 적응성(adaptability)이다. 그는 “한국-국제 배구 스타일을 적절히 혼합해 올림픽에서 만날 팀의 스타일에 따라 강한 적응성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한 서브와 수비가 강점인 한국 배구에, 부임 후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센터·라이트의 공격점유율’과 블로킹의 높이를 높여 한국만의 배구 스타일을 완성한단 것이다.
현재 이탈리아 노바라 구단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라바리니 감독은 리그 일정이 끝나는 내년 4월 말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5월 열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선 기존 선수들 뿐 아니라 새로운 선수들까지 점검해 올림픽 준비를 끝마친다.
라바리니 감독은 “대표팀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2019년 대표팀에 들어오지 않았던 선수들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며 “VNL에선 좀 더 파악이 필요한 몇몇 선수들을 선발할 예정인데, 확실한 건 VNL에 참가하지 않은 선수를 올림픽에 선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은 모든 한국 선수들에게 열려있다”며 소속팀에서의 지속적인 활약을 요청했다.
올림픽 무대 메달은 한국 대표팀의 숙원이기도 하지만, 라바리니 감독의 인생을 건 꿈이기도 하다. 라바리니 감독은 “1년간 훈련이 없었지만 한국 특유의 강한 정신력이라면 금방 (대표팀에) 적응할 것이라 믿는다”며 “인생의 꿈이기도 한 올림픽이기에 큰 열망을 갖고 있고,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글·사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