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범죄 의심 일베가 경기도 공무원? 철저 조사”

입력 2020-12-31 14:08 수정 2020-12-31 14:18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가 올린 경기도 신규임용후보자 관련 동향 보고서. 뉴시스, 이 지사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행위를 하고 불법 촬영을 일삼은 의혹을 받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이 7급 공무원에 합격해 논란이 되자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31일 페이스북에 ‘성범죄 의심되는 일베가 경기도 공무원이라니…’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만약 사실이라면 주권자인 도민의 대리인으로서 권한을 위임받아 도민을 위한 공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면서 “철저히 조사해 사실로 확인되면 임용 취소는 물론 법적 조치까지도 엄정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 글과 함께 신규임용후보자 관련 동향 보고서를 올렸다. 문서에는 “그릇된 인성을 가진 사람을 최종 합격시켰다는 신규임용후보자에 대한 네티즌 및 도민의 항의가 접수된 상황”이라며 “평소 일베에 여성과의 성관계 등을 사진과 함께 자랑하는 글과 여성들의 사진을 몰래 촬영한 사진을 다수 올리고 장애인에 대한 조롱글도 게시했다. 성관계 자랑글 중 미성년이 포함돼 있어 성폭력처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음을 알리며 “지방공무원임용령 제14조에 따라 ‘임용후보자로서 품위를 크게 손상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공무원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될 경우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임용후보자 자격 상실을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일베 회원은 지난 27일 경기도청 인사과로부터 받은 것으로 보이는 7급 공채 최종 합격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합격 사실이 나온 홈페이지 화면에 자신의 일베 활동명을 붙여 올리며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자랑했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회원의 임용을 막아 달라는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이 사람은 과거 길거리에서 여성과 장애인을 몰래 촬영한 뒤 조롱하는 글을 수시로 올렸다”면서 과거 미성년자를 숙박업소로 데려가 부적절한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일베 회원은 논란이 거세지자 사과문을 올려 “불미스러운 일로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며 “그동안 모 사이트를 비롯해 제가 올렸던 글의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다. 커뮤니티라는 공간의 특성상 망상하는 거짓 스토리를 올리는 경우는 흔하다”고 해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