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31일 “신중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한 ‘재판 중심의 재판소’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 헌재소장은 이날 2021년 신년사에서 “헌법재판을 통해 헌법의 정신과 원리가 국민의 삶 속에 온전히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존재 이유이자 사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헌재소장은 “헌재의 문을 두드리시는 국민 여러분들의 목소리와 어려움을 빠짐없이 귀하게 듣고 무겁게 받아들이는 재판소가 되겠다”며 “헌재가 심리하고 판단하는 대상은 법전 속에 인쇄된 활자로서의 법이 아니라 국민 여러분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그 안에 살아 숨쉬는 법이라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유 헌재소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전국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고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는 등 일상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며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와 의료진 및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 사회 수준은 그 사회의 가장 어려운 자리에 있는 사람의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말이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우리 공동체의 진정한 수준을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헌재 소장은 마지막으로 ‘우보만리(牛步萬里)’를 언급하면서 “코로나19로 모든 힘든 시기이지만, 한발 한발 함께 나아가다 보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우보만리는 ‘우직한 소처럼 천천히 걸어서 만리를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