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경고…“내년 수십년 못본 인플레이션 덮친다”

입력 2020-12-31 09:55 수정 2020-12-31 14:52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유동성이 내년 여태껏 보지 못했던 높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월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가 비안코리서치의 설립자 짐 비안코는 CNBC 인터뷰에서 “한 세대 만에 처음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2021년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비안코는 인플레이션 수준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보다 0.5% 포인트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상승 폭이 크다고 보지 않을 수 있지만 2.5%는 지난 28년 동안 아무도 보지 못했던 최고치”라며 “우리는 한 세대 동안 인플레이션을 목격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이 어떤 것인지 잊어버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비안코는 인플레이션이 주식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미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버리고 긴축 방향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현재 역사적으로 위험 상태에 놓인 증시는 잘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안코는 이어 “당신과 나 그리고 모든 사람은 1년 안에 1달러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다. 이는 수입 저하로 이어진다”며 “그러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게 되고 대출 비용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대규모 공공지출에 따라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연준이 지난 11월 소비자기대지수를 조사한 결과 향후 1년 동안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중간값은 2.8%에서 3%로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나타내는 미 국채 10년물과 상대 수익률 스프레드도 2019년 이후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수준인 2%에 근접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