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시작에도… “미 코로나 사망·입원 또 최고치”

입력 2020-12-31 05:08 수정 2020-12-31 09:52
중환자실에서 코로나19 환자 돌보는 미 의료진.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와 입원 환자 수가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으나 즉각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30일(현지시간) CNN방송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존스홉킨스대는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3725명으로 집계했다.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 16일의 3682명을 뛰어넘은 것이다.

또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 역시 12만4686명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후 최고치에 달했다.

주별 상황을 보면 텍사스주에서 입원 환자가 1만1700명을 넘기며 최고치를 기록했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도 입원 환자가 7200명에 근접하며 새 기록을 썼다. LA카운티에서는 환자 급증으로 일부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공급할 산소가 바닥났다.

전염병 학자인 로버트 킴 팔리 박사는 “나는 이제 우리가 급등의 파도(단계)를 넘어섰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은 바이러스의 쓰나미(지진해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미국 공항. AP연합뉴스

주말을 거치며 15만∼16만명대로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도 29일 20만1555명으로 다시 20만명을 넘었다.

보건 전문가들은 “내년 1월이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거치며 여행객이 급증하고 가족·친지 모임이 늘어난 여파가 가시화한다는 것이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성탄절 연휴 다음 월요일(28일)에도 110만명 이상이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

조지워싱턴대 의학 교수 조너선 라이너 박사는 “앞으로 2∼3개월은 끔찍할 것”이라며 “아마도 2월에 꽤 접어들 때까지 하루에 3000명, 어쩌면 그 이상이 숨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존스홉킨스대는 이날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를 1953만여명, 누적 사망자를 33만8000여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