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생활 밀착형 비대면 플랫폼으로 공격적 확장에 나섰다. 스마트스토어 확대로 이커머스 업계 최강자로 떠오른 네이버는 주문·배달·예약 서비스, 택배 예약 서비스 등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30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부터 오프라인 결제까지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 수 있는 대부분의 영역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42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네이버가 사업을 넓혀가면서 기존 사업자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의 올해 예상 거래액은 30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20조9249억원)보다 50%가량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는 오픈마켓 사업을 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지난해 이미 거래액 규모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에 올랐다. 쿠팡(17조771억원)과 이베이코리아(16조9772억원)를 따돌리며 업계 1위에 올랐고, 올해는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쇼핑 스마트 스토어는 소상공인들이 대거 입점하면서 몸집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480만명의 소상공인이 스마트 스토어에 입점해 활동 중이다. 수수료가 2%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보니 다른 오픈 마켓에 입점하지 않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만 ‘올 인’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개별 소상공인의 매출이 크지 않을 수 있겠으나 ‘네이버에만 입점한’ 소상공인들이 늘어난다면 희소성의 가치를 가져갈 수 있다”며 “압도적인 가입자 수를 확보한 네이버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면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에는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물류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CJ그룹과 포괄적 사업 제휴를 맺었는데, CJ대한통운과 전략적 제휴로 물류 시스템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 역량이 네이버 쇼핑과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편의점 CU와 택배예약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확산되고 중고 거래가 늘면서 편의점 택배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 올해 CU의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이용한 건수는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했다. 편의점에 방문하기 전 네이버 앱에서 간편하게 택배 이용을 예약하고 주문까지 마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비대면 주문 서비스인 ‘스마트 주문’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네이버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 주문’은 포장, 예약 등에 이용된다. 지역 소상공인과 연계한 서비스인데 최근 스타벅스, 이디야, 배스킨라빈스 등 대기업들도 스마트 주문에 입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처음 서비스가 출시한 뒤 1년 만에 주문 금액은 57배, 주문 건수 117배, 이용자 수는 97배 증가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우려와 부러움을 보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이익을 내기 힘들고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투자를 줄여가는 상황이다 보니 네이버가 공격적 확장을 통해 시장을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보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오프라인 업계에 규제가 집중돼 있다 보니 네이버의 독주에는 견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며 “네이버가 시장의 균형을 무너뜨릴지 모른다는 걱정이 업계에서는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