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미군 부대에서 복무하는 카투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주한미군사령부에 전달했다. 국내 한국인으로서는 카투사가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된 것이다. 주한미군은 또 한·미연합사령부와 연합사단본부 등으로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개별접종 대상자가 이상 반응의 가능성, 치료 등 후속조치 방안에 대한 설명 청취 후 접종 여부를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재접종 방지 및 이상 반응 이력 관리 등이 가능하도록 접종자 명단 제공이 전제될 경우 접종이 가능한 것으로 주한미군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 반응이 발생할 경우 미군 병원에서 치료와 처치를 실시한다”며 “미국 보건부에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인과관계 입증을 전제로 피해보상 제기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지난 29일부터 시작됐으나 카투사와 주한미군 군무원 등은 접종 대상에서 일단 제외됐었다. 주한미군이 확보한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은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아 접종을 유보해달라는 우리 측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카투사 백신 접종 문제를 두고 질병관리청과 논의해 왔다.
주한미군은 당장 의료행정병 등에 대한 접종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백신 초기 접종 대상을 의료진 등 ‘필수 인력’로 규정했었다.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내 ‘브라이언 올굿’ 병원에서 복무하는 카투사 40여명이 접종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순차적으로 접종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투사 3400여명과 군무원 9000여명이 주한미군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또 한·미연합사령부와 연합사단본부, 공군사령부에서 근무하는 우리 장병과 군무원도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이날 국방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과 근무하는 모든 인원에 대한 접종을 실시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부 대변인도 카투사 이외 주한미군과 근무하는 한국군도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었다.
주한미군은 추가로 백신을 확보해 3단계에 걸쳐 접종을 한다는 계획이다. 주한미군은 500여명분가량의 백신을 확보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